보습제를 하루 두 번 꼬박꼬박 바르고 옷도 면으로 바꿨는데, 아이는 여전히 TV 앞에서 무릎 뒤를 문지르고 있지 않나요? 긁기는 가려움에 대한 즉각적인 반사만이 아니라 뇌 보상 회로가 반복 학습한 행동이며,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능적 MRI 연구에서 긁기의 쾌감은 선조체와 중뇌 복측피개영역 같은 보상 중추를 활성화시켰습니다(Papoiu 등, PLOS ONE, 2013). 가려움 자체는 분명히 줄었는데 긁는 손만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것은 관리 실패가 아니라 다른 문제죠. 보상으로 학습된 행동은 원래의 방아쇠가 약해진 뒤에도 그 자리에 남거든요.
즉 가려움을 낮추는 관리와, 이미 몸에 붙은 긁기 행동을 줄이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이에요. 이 글에서 우리는 긁기를 참을성 문제로 보지 않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대체할 수 있는 하나의 습관으로 다룹니다. 소아 39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시험에서 긁기 습관을 직접 다룬 집단은 국소치료만 받은 집단보다 8주 후 중증도 개선폭이 약 1.6배 컸습니다(Norén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8). 우리 아이의 치료 강도를 높이는 것 말고도 손에 쥘 카드가 남아 있다는 뜻이죠.
보습을 잘해도 긁는 손이 멈추지 않는 이유

긁기는 가려움이 사라지면 자동으로 함께 사라지는 반응이 아니라, 특정 상황과 시간대에 고정되는 학습된 행동입니다. 아이가 TV를 볼 때, 숙제할 때, 잠들기 직전 이불 속에서 유독 손이 가는 것도 그 때문이거든요. 행동이 특정 맥락과 짝지어지면, 가려움이라는 방아쇠가 약해져도 맥락 자체가 방아쇠 역할을 이어받고요.
- 습관 역전 훈련
- 반복되는 무의식 습관을 인식 훈련, 경쟁 반응 훈련, 동기 절차, 일반화 훈련이라는 네 요소로 나누어 다루는 행동 요법. 1973년 Azrin과 Nunn이 틱과 신경성 습관을 대상으로 처음 제안했고, 이후 아토피 긁기에도 적용되어 왔다
원래 이 훈련은 손톱 물어뜯기, 머리카락 뽑기 같은 신경성 습관을 대상으로 설계됐습니다. 아토피 긁기가 그 목록에 들어간 이유는 구조가 닮았기 때문이에요. 본인은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고, 특정 상황에서 반복되며, 짧은 만족감이 뒤따라 행동이 강화되고요.
부모가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은 밤이에요. 아이는 잠든 채로 긁고, 아침이면 시트에 각질과 핏자국이 남아 있죠.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아이가 수면 장애를 함께 겪는 경우는 드물지 않고, 증상이 악화된 시기에는 더 흔해집니다. 잠을 설친 다음 날은 가려움을 견디는 힘도 떨어지니, 야간 긁기는 다음 날 낮의 긁기까지 끌어올리는 셈이고요.
낮의 긁기는 상황을 바꿔 줄여 볼 수 있지만, 잠든 사이의 긁기는 아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없거든요. 그래서 야간 긁기는 인식 훈련이 아니라 손톱과 잠옷, 침구 같은 물리적 조건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왜 아침마다 도루묵이냐는 좌절만 쌓이게 돼요.
긁기는 가려움의 그림자가 아니라 독립적인 습관이므로, 가려움이 줄어든 뒤에도 별도로 다루지 않으면 그대로 남는다. 이 전제를 받아들이는 순간 접근법이 달라져요. 보습제를 한 번 더 바르는 대신, 아이가 언제 어디서 손을 올리는지를 관찰하는 쪽으로 노력의 방향을 옮기게 되니까요.
밤에 유독 심해지는 구조적 이유가 궁금하다면 밤에 더 가려운 원인과 잠자리 조절법을 함께 보면 환경 변수부터 정리할 수 있거든요.
긁을수록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의 3단계

긁기는 가려움을 잠시 눌러 주지만, 그 대가로 다음 가려움을 키우는 세 갈래 경로를 동시에 열거든요. 이 구조를 이해하면 조금만 긁게 두면 나아지겠지라는 판단이 왜 반대로 작동하는지 보이죠.
첫 단계는 물리적 손상이에요. 손톱이 각질층을 긁어내면 표피 장벽이 벌어지고, 손상된 각질형성세포에서 나온 물질이 면역 반응을 자극해 염증을 키우는 사이토카인이 추가로 만들어지고요. 긁기 자체가 다음 염증의 방아쇠가 되는 구조인 셈이죠(Rinaldi, Dermatology Practical and Conceptual, 2019).
- 가려움-긁기 악순환
- 긁기로 인한 장벽 손상이 염증 물질 방출을 부르고, 그 염증이 신경을 민감하게 만들어 다시 더 강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되먹임 구조. 긁기 자체가 다음 가려움의 원인이 되는 것이 핵심이다
두 번째 단계는 신경 민감화입니다. 염증 환경에 반복 노출된 구심성 신경섬유는 활성화 문턱이 낮아져,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갔을 자극에도 가려움 신호를 올려 보내죠. 세 번째 단계는 보상 학습이에요. 긁는 순간의 시원함이 뇌 보상 회로를 자극하고, 통증을 억제하는 수도관주위회색질은 오히려 비활성화되고요. 몸이 긁으면 시원하다는 연결을 반복 학습하는 조건이 갖춰지는 셈입니다.
가장 무거운 결과는 신경 구조 자체의 변화예요. 아토피피부염과 상완요골가려움증 환자를 함께 살펴본 연구에서, 오래 긁어 태선화된 피부는 표피 안쪽 신경섬유의 가지치기 양상이 더 강하게 나타났고, 병변이 없는 부위에서도 전기 자극과 화학 자극에 대한 가려움 감각이 높아져 중추 감작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Renkhold 등, Frontiers in Molecular Neuroscience, 2023).
오래 긁은 피부는 상처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신경 배선이 바뀌어 가려움 문턱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니까 긁기를 줄이는 일은 상처를 예방하는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가려움 총량을 결정하는 문제죠. 1989년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에서도 긁는 횟수가 줄어든 만큼 피부 상태가 좋아진다는 상관관계가 확인됐습니다(Norén과 Melin,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89).
긁기를 방치하면 피부가 두꺼워지는 4단계 경로

긁기를 그대로 두면 피부는 예측 가능한 순서로 변해요. 임상적으로 습진은 급성기의 홍반과 삼출, 아급성기의 인설과 가피, 만성기의 태선화라는 흐름을 따르고, 조직학적으로 만성기 피부에서는 표피 과증식과 과각화가 진행되고요. 부모가 각 단계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표시가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죠.
긁은 자리가 붉게 달아오르고 주변보다 따뜻해요. 아직 표면은 매끈합니다. 되돌리기 난이도가 가장 낮아, 이 단계에서 긁기를 끊으면 흔적이 거의 남지 않죠.
손톱 자국을 따라 선 모양 상처와 잔각질이 생깁니다. 옷이 스치기만 해도 따갑다는 말이 나오고, 밤 시트에 각질 가루가 보이기 시작하죠. 긁기를 멈추면 표면은 회복되지만, 같은 자리를 다시 긁으면 곧바로 재발하고요.
상처에서 맑거나 노란 진물이 배어 나오고 딱지가 앉습니다. 세균 정착과 2차 감염 위험이 올라가는 구간이라 관찰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에요. 행동 훈련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첫 지점이기도 하고요.
같은 자리를 계속 긁으면 피부가 가죽처럼 두꺼워지고 결이 굵게 도드라집니다. 색이 짙어지고, 이 상태는 원래 피부로 돌아가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죠. 색소침착은 긁기를 멈춘 뒤에도 한참 남고요.
3단계가 갈림길이에요. 긁어서 생긴 상처는 세균이 자리 잡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데, 관찰연구 95편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아토피 병변 피부의 황색포도알균 정착률은 70%, 병변이 없는 피부는 39%로 나타났습니다. 중증도가 높을수록 정착률도 함께 올라갔고요(Totté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6).
긁기가 만든 찰상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세균이 정착하기 좋은 통로이며, 병변 피부의 정착률은 병변이 없는 피부의 약 1.8배다. 열 곳 중 일곱 곳이라는 뜻이거든요. 3단계의 진물과 딱지를 긁어서 그런 거니 곧 아물겠지로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한 이유죠.
진물과 노란 딱지가 보일 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는 긁은 상처 진물과 2차감염 신호에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어요.
4단계까지 진행한 피부는 두께만 문제가 아닙니다. 앞서 본 것처럼 오래 긁어 태선화된 피부에서는 표피 신경섬유의 가지치기 양상이 달라져, 같은 자극에도 더 가렵게 반응할 수 있고요. 두꺼워진 피부가 다시 긁기를 부르고, 그 긁기가 다시 두께를 더하는 자기강화 고리가 완성되는 셈이에요. 4단계 진입 전에 개입하는 것과 진입 후에 개입하는 것의 난이도가 확연히 갈리거든요.
긁지 마라는 말이 오히려 긁기를 늘리는 이유

부모가 가장 많이 쓰는 개입인 긁지 마라는 말은, 역설적이게도 아이의 주의를 가려움 쪽으로 정확히 조준시키거든요. 가려움에 부정적 암시를 주면 가려움 강도가 커진다는 노시보 실험 결과는 반복 보고되어 왔죠. 다만 그 암시가 긁기 행동까지 그대로 늘리는지는 아직 일관되게 확인되지 않았고, 건강한 성인 97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암시 효과가 가려움에서 긁기로 그대로 옮겨 가지 않았습니다(Bartels 등, Acta Dermato-Venereologica, 2018). 반대 방향, 즉 주의를 다른 과제로 옮기면 실험적으로 유발한 가려움이 뚜렷하게 줄어든다는 보고는 여러 주의-가려움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요.
제지가 잘 듣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관계에 있어요. 아이가 긁을 때마다 부모의 시선, 목소리, 손이 즉시 따라오면 긁기 행동에 관심이라는 보상이 붙거든요. 의도와 무관하게 행동이 강화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세 번째 이유는 갈등 비용이고요. 하루에 열 번 제지하면 열 번의 실랑이가 생기고, 아이는 긁기를 숨기게 됩니다. 숨긴 긁기는 관찰도 기록도 불가능해지고요.
| 부모의 반응 | 아이가 받는 신호 | 행동에 미치는 영향 |
|---|---|---|
| 긁지 말라고 제지한다 | 지금 가려운 상태에 집중하라 | 가려움 지각이 커져 손이 다시 올라가기 쉬워진다 |
| 긁을 때마다 즉시 다가간다 | 긁으면 관심을 받는다 | 긁기가 관심을 부르는 행동으로 학습된다 |
| 대체 행동을 함께 한다 | 손으로 할 다른 일이 있다 | 긁기와 양립 불가능한 행동이 자리를 대신한다 |
| 대체 행동 성공을 알아준다 | 참은 순간이 인정받는다 | 긁지 않은 행동 쪽에 보상이 붙는다 |
가려움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말은 가려움 지각을 키우고, 주의를 다른 과제로 옮기면 유발된 가려움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래서 개입의 방향을 하지 말라는 금지에서 이걸 하자는 제안으로 바꾸는 것이 첫 전환인데요. 금지는 주의를 가려움에 묶어 두지만, 대체는 주의를 손이 할 다른 일로 옮겨 주거든요.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문장 한 줄이에요. 아이가 긁으려 할 때 제지하는 말 대신 손 잡고 열까지 세어 볼까처럼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문장을 써 봅니다. 가려움을 언급하지 않고 손이 할 일을 주는 것이 핵심이고, 성공했을 때는 짧게 알아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죠.
무의식 긁기를 대체 행동으로 바꾸는 습관 역전 5단계

습관 역전 훈련은 긁기를 억누르는 대신, 긁기와 물리적으로 동시에 할 수 없는 다른 행동을 그 자리에 놓는 방법이죠. 1973년 원 연구에서는 손톱 물어뜯기, 틱 등 다양한 습관을 가진 12명이 단일 회기 지도를 받은 뒤 첫날 습관이 사실상 사라졌고, 3주 시점에도 12명 중 10명에게서 습관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Azrin과 Nunn,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1973).
- 경쟁 반응
- 목표 습관과 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고, 최소 1분간 유지 가능하며,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도구 없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대체 행동. 주먹 쥐기, 손바닥으로 허벅지 누르기가 아토피 긁기의 전형적인 경쟁 반응이다
핵심은 유지 시간인데요. 표준 프로토콜은 경쟁 반응을 최소 1분, 또는 긁고 싶은 충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유지하도록 안내하거든요. 몇 초 참았다가 놓아 버리면 충동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손이 다시 올라가니, 1분이라는 기준선을 아이와 함께 정해 두면 실행이 훨씬 수월해지죠.
- 1단계. 긁기를 알아차리는 훈련 – 아이가 긁을 때 부모가 조용히 손등을 톡톡 두드리거나 미리 약속한 신호를 보내, 본인이 지금 긁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게 합니다. 잔소리가 아니라 신호라는 점을 미리 약속해 두면 저항이 줄어들죠.
- 2단계. 언제 어디서 긁는지 기록 – 며칠간 시간대, 장소, 부위, 그때 하던 일을 메모합니다. 대개 TV 시청, 숙제, 잠들기 직전처럼 몇 개의 상황에 몰려 있고요. 이 목록이 개입할 지점을 알려 줍니다.
- 3단계. 경쟁 반응 정하고 1분 유지 – 주먹 쥐기, 손바닥으로 무릎 누르기, 차가운 물수건을 잡고 있기 중에서 아이가 편해하는 하나를 고릅니다. 긁고 싶을 때 이 동작을 1분간, 또는 충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유지합니다.
- 4단계. 손과 피부 사이를 물리적으로 막기 – 손톱을 짧고 매끄럽게 다듬고, 잠옷 소매를 길게 하거나 젖은 드레싱으로 취약 부위를 덮어 주고요. 국내 진료지침도 젖은 드레싱이 피부를 긁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 5단계. 성공한 순간을 기록하고 알아주기 – 긁지 않고 넘어간 상황에 스티커 하나를 붙이는 식으로 눈에 보이게 남깁니다. 긁은 횟수를 지적하는 대신 참아낸 횟수를 세는 방향으로 기록의 초점을 옮기는 것이 동기를 유지하는 요령이에요.
4단계의 물리적 차단은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의 2024년 진료지침에도 근거가 있습니다. 지침은 젖은 드레싱을 보통 3일, 최대 14일까지 사용하며 피부를 긁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명시하죠. 목욕은 미지근한 물에서 5분에서 10분, 보습제는 하루 최소 2회 이상 물기가 마르기 전에 바르도록 안내하고 있고요. 다만 이런 물리적 차단은 아직 피부가 벌어지지 않았을 때의 예방책이거든요. 이미 상처가 생겼다면 처치와 약 사용 여부는 진료를 통해 판단하는 편이 안전해요.
경쟁 반응은 최소 1분 또는 충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유지해야 하며, 몇 초짜리 참기는 긁기 충동을 남긴 채 손을 놓아 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부모가 붙잡아야 할 숫자는 긁은 횟수가 아니라 이 1분입니다.
한여름 땀이 긁는 손을 부르는 이유와 차단법

7월의 땀은 아토피 피부에서 단순한 물리적 자극에 그치지 않아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80%가 땀에 대한 제1형 과민반응을 보이고, 땀 속 주요 알레르겐은 피부에 사는 진균 말라세지아 글로보사가 분비하는 단백질 MGL_1304로 확인됐습니다(Hiragun 등,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2013).
그래서 여름에는 긁기 빈도가 계절적으로 올라가기 쉬운데요. 땀이 마르면서 남는 성분이 피부에 머무르고, 냉방된 실내와 더운 실외를 오가며 체온이 출렁일 때마다 가려움이 튀어 오르니까요. 습관 역전 훈련을 시작한 시점이 하필 한여름이라면, 기록표에 긁기 횟수가 줄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죠.
| 여름 상황 | 긁기를 부르는 경로 | 줄이는 방법 |
|---|---|---|
| 운동이나 바깥 놀이 후 | 땀 속 항원과 염분이 피부에 남는다 | 땀이 마르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고 물기를 눌러 닦은 뒤 보습 |
| 에어컨 실내와 실외를 오갈 때 | 체온과 습도 급변이 가려움을 자극한다 |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땀이 식는 동안 얇은 겉옷으로 완충 |
| 물놀이 후 | 소독 성분과 건조가 겹친다 | 귀가 즉시 헹구고 보습, 긁기 충동이 오는 시간대를 기록에 표시 |
| 밤에 이불 속에서 | 체온 상승과 마찰이 겹친다 | 잠옷과 침구를 통기성 좋은 소재로 바꾸고 취침 전 경쟁 반응 연습 |
여름철 땀은 자극이 아니라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어, 땀이 마르기 전에 씻어내는 것이 여름 긁기 관리의 출발점이 된다. 씻고 보습하는 이 두 동작을 놀이 후 루틴으로 고정해 두면, 긁기 충동이 올라오는 상황 자체를 하나 줄일 수 있고요.
여름 긁기가 남긴 자국이 오래 간다면 긁은 자국의 색소침착 관리에서 회복 단계별 접근을 확인할 수 있어요.
4주 긁기 기록으로 효과를 확인하고 병원 갈 시점을 잡는 법
습관 역전 훈련의 효과는 느낌이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해야 판단이 흔들리지 않죠. 소아 39명을 대상으로 한 단일맹검 무작위대조시험에서, 국소치료에 긁기 습관 역전 훈련을 병행한 집단의 8주 객관적 중증도 점수는 31.7점 감소했고 국소치료만 받은 집단은 19.7점 감소했습니다. 3주 시점에서도 각각 31.9점과 23.8점으로 차이가 나타났고요(Norén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8).
습관 역전 훈련을 병행한 집단의 8주 중증도 개선폭은 국소치료 단독 집단의 약 1.6배였고, 두 집단의 차이는 3주 시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3주라는 숫자에 주목할 만한데요. 훈련을 시작하고 2주쯤 지나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시점이 오는데, 연구에서 통계적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구간이 바로 그 직후였거든요.
기록은 복잡할수록 오래가지 못하거든요. 냉장고에 붙인 종이 한 장에 하루 네 칸만 두는 방식이면 충분하고요. 아침, 낮, 저녁, 밤 각 칸에 긁은 상황을 정자 표시로 세고, 옆에 부위를 한 글자로 적어요. 무릎 뒤는 무, 팔 안쪽은 팔, 목은 목처럼 약속을 정해 두면 아이도 직접 적을 수 있고요. 여기에 참아낸 횟수를 다른 색으로 표시하면, 긁은 횟수가 아직 줄지 않아도 참아낸 횟수가 먼저 늘어나는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죠.
주 단위로 보면 판단이 쉬워져요. 1주차는 기준선을 잡는 기간이라 개입 없이 관찰만 해도 됩니다. 2주차부터 경쟁 반응을 넣고, 3주차에 시간대별 패턴이 바뀌는지를 보고요. 4주차에 1주차와 비교해 밤 칸의 표시가 줄었는지, 참아낸 횟수가 늘었는지를 확인하면 훈련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 알 수 있죠.
노란색이나 꿀색 딱지가 넓게 앉는 경우
습진 부위에 크기가 비슷한 물집이 갑자기 무리 지어 생기고 파인 듯한 상처가 보이는 경우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
긁은 자리의 통증이 가려움보다 심해지는 경우
붉은 기가 상처 주변으로 번지거나 림프절이 붓는 경우
특히 물집이 무리 지어 생기면서 열이 나는 경우는 응급 진료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아토피 악화로 판단해 관리를 강화하기보다 진료를 먼저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4주가 지나도 기록에 변화가 없다면, 훈련이 실패했다고 결론짓기보다 두 가지를 점검해 보면 됩니다. 하나는 가려움 자체가 충분히 조절되고 있는지죠. 가려움이 계속 강하게 올라오는 상태라면 행동 훈련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이때는 피부과에서 현재 관리 계획을 다시 조정하는 것이 순서예요. 다른 하나는 경쟁 반응의 유지 시간이고요. 1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는 동작으로 바꿔 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첫 단계는 아주 작아요. 종이 한 장을 냉장고에 붙이고, 오늘 저녁 우리 아이가 긁는 순간이 언제인지 딱 한 번만 적어 두면 그것으로 충분하죠. 긁기를 줄이는 일은 그 순간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하고, 알아차림 자체가 이미 습관 역전 훈련의 첫 요소니까요.
가려움이 치솟는 순간에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을지는 긁기 대신 식히기 3분 대응법에 정리해 두었거든요.
참고문헌
- Norén P, Hagströmer L, Alimohammadi M, Melin L. “The positive effects of habit reversal treatment of scratching in children with atopic dermatitis: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8).
- Norén P, Melin L. “The effect of combined topical steroids and habit-reversal treatment in patients with atopic dermatitis”.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89).
- Azrin NH, Nunn RG. “Habit-reversal: A method of eliminating nervous habits and tics”.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1973).
- Rinaldi G. “The Itch-Scratch Cycle: A Review of the Mechanisms”. Dermatology Practical and Conceptual. (2019).
- Papoiu ADP, Nattkemper LA, Sanders KM 등. “Brain’s Reward Circuits Mediate Itch Relief: A Functional MRI Study of Active Scratching”. PLOS ONE. (2013).
- Renkhold L, Pereira MP, Ständer S 등. “Scratching increases epidermal neuronal branching and alters psychophysical testing responses in atopic dermatitis and brachioradial pruritus”. Frontiers in Molecular Neuroscience. (2023).
- Totté JEE, van der Feltz WT, Hennekam M 등. “Prevalence and odds of Staphylococcus aureus carriage in atopic dermat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6).
- Bartels DJP, van Laarhoven AIM, Stroo M 등. “Nocebo Effects and Scratching Behaviour on Itch”. Acta Dermato-Venereologica. (2018).
- Hiragun T, Ishii K, Hiragun M 등. “Fungal protein MGL_1304 in sweat is an allergen for atopic dermatitis patients”.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2013).
- Lee E, Jang GC 등,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진료지침 개발위원회.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진료지침: 1편. 피부관리 및 국소치료”. Allergy Asthma Respir Dis.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