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 아토피 아이에게 모기 기피제를 어떻게 발라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손상된 피부장벽에서는 화학 성분 흡수율이 정상 피부보다 높아질 수 있어서, 어른과 같은 기준으로 선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기 기피제를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며 성분과 농도, 사용 연령에 대한 라벨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고, 국내 시판 제품의 주요 성분은 DEET와 이카리딘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문제는 두 성분의 안전 프로파일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두 성분 모두 영유아에게 일정 조건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평가하지만, 권장 농도와 연령 기준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DEET와 이카리딘, 그리고 보조 성분인 IR3535와 시트로넬라까지 4가지 안전 기준(연령·농도·자극성·재도포 간격)으로 비교하고, 아토피 아이에게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정리했습니다.
아토피,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아동은 도포 전 피부과 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제품 선택과 사용 농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라벨 표시를 우선 따르세요.
DEET와 이카리딘은 무엇이 다른가

DEET와 이카리딘은 모기의 후각 수용체를 교란하여 흡혈을 방해하는 의약외품 성분으로, 작용 기전은 비슷하지만 화학 구조와 피부 반응 프로파일이 다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성분 모두를 모기 기피제 의약외품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 시판 제품 라벨에는 농도와 사용 가능 연령이 의무 표시됩니다.
- DEET (디에틸톨루아미드)
- N,N-Diethyl-m-toluamide의 약칭으로, 1957년 미군이 개발해 가장 오래 사용된 모기 기피제 성분. 모기 후각 수용체에 결합하여 사람 체취를 감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식약처 의약외품, EPA 등록 성분.
- 이카리딘 (Picaridin, KBR3023)
- 1998년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비교적 신세대 기피제 성분. 후추과 식물에서 발견되는 피페리딘 구조를 모방했으며, 무색·거의 무취에 의류·플라스틱 손상이 거의 없다. 식약처 의약외품, EPA·WHO 등록 성분.
- 의약외품
- 「약사법」 제2조에 따라 사람·동물의 질병 진단·치료가 아닌 위생, 보건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군. 모기 기피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으로 분류하여 효능·효과 표시를 “모기 기피”로 제한한다.
두 성분의 가장 큰 차이는 피부 외 부수 효과입니다. DEET는 합성수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성질이 있어서 폴리에스테르 의류, 플라스틱 시계줄, 안경테 코팅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이카리딘은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의류 위에 분사해도 무방하고, 향이 거의 없어 아이가 거부감을 덜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생후 2개월 이상 영유아에게 DEET 농도 30% 이하 제품을 1일 1회 사용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이카리딘은 EPA가 별도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등록 성분입니다. 다만 한국 소아피부과 임상 권고에서는 영유아에게 DEET 10% 이하를 권장하는 보수적 가이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상에서 체감하면, 어린이집 야외활동에 들고 가는 기피제는 의류 위 분사가 잦은 편이라 의류 손상 우려가 적은 이카리딘 기반 제품이 부모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왜 아토피 아이는 농도와 연령 기준이 따로 있어야 하는가

아토피 아이의 피부는 각질층 결손과 세라마이드 부족으로 화학 물질 흡수율이 정상 피부 대비 높아질 수 있어, 같은 농도라도 흡수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와 대한피부과학회는 영유아·아토피 환자에게 별도의 농도 기준을 권고합니다.
이 수치는 곰팡이 기준이지만, 아토피 환자의 피부장벽이 외부 자극에 민감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입니다. 화학 기피제 성분도 손상된 피부에서는 정상 피부와 다른 흡수 양상을 보일 수 있어서, 라벨 표시 농도보다 보수적인 선택이 권장됩니다.
| 성분 | 사용 가능 연령(국내·국제 기준) | 권장 농도(아토피 아이 기준) | 지속 시간(농도별) | 피부 자극 가능성 |
|---|---|---|---|---|
| DEET | 2개월 이상 (AAP 기준), 6개월 미만 비권장 | 10% 이하 보수 적용 | 10%: 2-3시간 / 30%: 5-6시간 | 보통~높음(고농도일수록 자극) |
| 이카리딘 | EPA 별도 제한 없음, 6개월 미만 일반적 비권장 | 10% 이하부터 시작 | 10%: 4-5시간 / 20%: 7-8시간 | 낮음(무색·거의 무취) |
| IR3535 | 6개월 이상 권장(EU 일반) | 10-20% | 10%: 4시간 / 20%: 6시간 | 낮음(눈 자극 주의) |
| 시트로넬라 | 라벨에 영아 사용 주의 표기 | 0.5-5%(천연 오일) | 30분~2시간(짧음) | 알레르기 반응 사례 보고 |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카리딘의 자극 프로파일이 비교적 낮다는 것과 시트로넬라의 짧은 지속 시간입니다. 시트로넬라 같은 천연 오일계 제품은 향이 좋고 거부감이 적어 보이지만, 지속 시간이 30분에서 2시간 이내로 짧고 일부 아이에게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한 사례가 보고됩니다. 아토피 아이에게는 천연 오일이 반드시 더 안전한 선택은 아니에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EPA 등록 기피제 중 DEET, 이카리딘, IR3535, OLE(시트로넬라계 정제 오일)을 효과 입증 성분으로 안내하며, 그중에서도 DEET와 이카리딘을 1차 권장합니다. 아토피 아이에게 효과 지속 시간과 자극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면 이카리딘 10% 농도가 합리적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봄 꽃가루로 인한 아토피 악화를 막는 외출 루틴이 궁금하다면 야외 활동 전후 피부관리 흐름을 함께 참고해 보세요.
4가지 안전 기준으로 가른 아토피 아이용 모기 기피제 선택법
아토피 아이용 모기 기피제는 사용 가능 연령, 권장 농도와 지속 시간, 피부 자극 가능성, 재도포 간격이라는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하면 혼동 없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4가지는 식약처 의약외품 라벨, EPA 등록 정보, AAP 권고를 종합한 실전 체크포인트입니다.
기준 1. 사용 가능 연령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어떤 화학 기피제도 권장되지 않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모기장, 긴소매 옷, 야외활동 시간 조절 등 비화학적 방법만을 권하며, 6개월 이후부터 DEET 30% 이하를 1일 1회까지 허용합니다. 이카리딘은 EPA 라벨에 일반적 연령 하한이 명시되지 않지만, 국내 의약외품 라벨에서는 6개월 미만 사용 자제를 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에요. 아토피가 있는 아이는 라벨 연령보다 한 단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준 2. 권장 농도와 지속 시간
DEET는 농도와 지속 시간이 거의 비례합니다. 10% 농도는 약 2-3시간, 30% 농도는 약 5-6시간을 유지하지만, 농도가 높을수록 피부 흡수율과 자극 가능성도 함께 올라가요. 대한피부과학회 영유아 권고를 따르는 부모 사이에서는 DEET 10% 이하를 선택해 야외 활동 시간에 맞춰 재도포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카리딘은 10% 농도로도 4-5시간을 유지해 같은 시간 동안 더 낮은 농도로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기준 3. 피부 자극 가능성
이카리딘은 무색·거의 무취에 의류·플라스틱 손상이 없는 특성으로, 아토피 아이의 손상된 피부에 직접 도포하지 않고 의류나 모자에 먼저 분사하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DEET는 폴리에스테르 등 일부 합성섬유를 손상시킬 수 있어 의류 분사 시 주의가 필요해요. 시트로넬라계 천연 오일은 일부 아이에게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킨 사례가 미국 환경보건국 보고에 기록되어 있어서, 아토피 아이에게는 1차 선택지가 되기 어렵습니다.
기준 4. 재도포 간격과 1일 사용 횟수 제한
식약처 의약외품 라벨은 1일 사용 횟수 제한과 재도포 간격을 표시합니다. AAP는 영유아의 경우 DEET 1일 1회를 상한으로 안내하며, 이카리딘도 라벨 권장 간격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안전 원칙이에요. 야외 활동이 지속 시간보다 길다면, 재도포 대신 의류와 모기장 같은 비화학적 방법을 병행해 노출량을 줄이는 편이 아토피 아이에게 합리적입니다.
사용 전후 관리만 잘해도 자극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기피제를 어떻게 바르고, 사용 후 어떻게 씻어내는지에 따라 아토피 피부의 자극 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도포 단계와 사용 후 세척 단계를 5단계 루틴으로 정리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어요.
- 1단계: 패치 테스트 24시간 전 – 처음 사용하는 기피제는 팔 안쪽 1cm 정도에 소량 발라 24시간 동안 발적, 가려움 등 반응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토피 병력이 있는 아이는 이 단계를 생략하지 마세요.
- 2단계: 손에 덜어 도포 – 스프레이 형태라도 얼굴이나 손상된 피부에는 직접 분사하지 않습니다. 보호자의 손에 덜어서 얼굴은 피하고, 노출된 팔다리에 얇게 펴 바르세요. 눈, 입, 손가락(아이가 입에 댈 수 있는 부위), 상처 부위는 피해야 합니다.
- 3단계: 의류와 보습제와의 순서 – 보습제를 먼저 흡수시킨 후 5-10분 뒤에 기피제를 도포하면 두 제품의 효과 간섭이 줄어듭니다. 단, 동시 도포는 기피제 효과 감소 보고가 있어요. 의류 위 분사는 이카리딘 제품에서 권장 가능합니다.
- 4단계: 실내 복귀 직후 미온수 세척 – 야외 활동에서 돌아오면 즉시 미온수와 약산성 세정제로 도포 부위를 씻어냅니다. 화학 성분이 피부에 오래 남으면 자극 가능성이 높아져요. 비누 자극이 부담스러운 부위는 충분한 물로만 헹궈도 됩니다.
- 5단계: 세척 후 보습제 재도포 – 세척으로 피부장벽이 일시적으로 더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 사용하는 세라마이드 보습제를 다시 도포해 장벽을 회복시킵니다. 도포 부위에 발적이 있다면 다음 사용을 중단하고 피부과 진료를 받으세요.
이 5단계는 모두 식약처 의약외품 사용 가이드와 대한피부과학회 영유아 권고를 종합한 절차입니다. 특히 4단계의 미온수 세척은 도포 시간보다 자극 누적을 줄이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쳐요. 한 번의 노출보다 매번 사용 후 세척이 누락되는 것이 더 큰 부담이 됩니다.
아토피 아이의 입욕과 샤워 시 수온, 시간, 세정제 선택 기준을 함께 알아두면 사용 후 세척 단계의 자극을 한 번 더 줄일 수 있어요.
화학 기피제만큼 중요한 비화학적 모기 노출 줄이기

비화학적 모기 노출 감소 방법은 화학 기피제와 병행할 때 효과가 가장 크며, 6개월 미만 영아처럼 화학 기피제를 사용할 수 없는 시기에는 사실상 1차 보호 수단이 됩니다. CDC와 EPA는 화학 기피제와 환경 관리의 병행을 권장합니다.
2. 야외활동 시간을 새벽·해질녘에서 한낮으로 옮기면 모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를 피할 수 있습니다.
3. 밝은색 긴소매 옷은 어두운색 옷보다 모기 유인을 줄이는 경향이 보고됩니다.
4. 집 주변의 고인 물(화분 받침, 빗물받이)을 제거해 산란 환경을 차단합니다.
CDC 자료에서 가장 강조되는 점은 고인 물 관리입니다. 모기 한 마리가 이끼 낀 물 한 컵에서 수백 마리의 유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화분 받침의 물을 일주일에 한 번 비우는 습관만으로도 가정 주변 모기 개체수를 줄일 수 있어요. 모기 자체의 개체수를 줄이면 기피제 사용 빈도도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아토피 아이용 모기 기피제, 한 줄로 정리하면
아토피 아이의 모기 기피제 선택은 라벨 농도보다 한 단계 보수적인 접근이 안전 원칙이며, 이카리딘 10% 농도가 자극과 효과의 균형 측면에서 합리적인 출발점이 됩니다. 6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비화학적 방법만 사용하고, 도포 후에는 미온수 세척과 보습제 재도포로 마무리하는 5단계 루틴을 지키세요.
오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첫 단계는 단순합니다. 집에 있는 기피제 라벨에서 성분명, 농도, 사용 가능 연령을 확인하고, 24시간 패치 테스트로 우리 아이의 반응을 점검하는 것이에요. 라벨 정보가 흐릿하거나 식약처 의약외품 표기가 없는 제품은 사용을 보류하고,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름 한 시즌의 모기 노출이 아토피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피제 선택보다 먼저 우리 아이의 피부 상태를 정확히 알고 출발하는 것이 가장 든든한 출발선입니다.
참고문헌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Council on Environmental Health. “Pesticides: Insect Repellents (DEET) Safety Guidance for Infants and Children”. AAP HealthyChildren.org Clinical Guidance. (2024).
-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Skin-Applied Repellent Ingredients: DEET, Picaridin, IR3535, Oil of Lemon Eucalyptus”. EPA Pesticide Registration. (2023).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Mosquito Bite Prevention for Travelers and Families”. CDC Yellow Book / Travelers’ Health. (2024).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모기 기피제 품목 허가·표시 기준 안내”. 식약처 의약외품 정책설명자료. (2023).
-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한국 소아 아토피피부염 진료 지침”. Allergy Asthma Respir Dis. (2019).
- World Health Organization Pesticide Evaluation Scheme. “Picaridin (KBR3023) Evaluation Report”. WHOPES Working Group Report.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