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환자의 최대 25%가 입술 주변 습진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몸과 얼굴 보습에는 신경 쓰면서 입술만 유독 갈라지고 벗겨지는 일이 반복된다면, 입술 피부의 구조적 특수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입술 점막 부위에는 피지선이 없고 각질층이 3-5층에 불과해, 같은 보습제를 발라도 팔이나 다리보다 수분이 훨씬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이 글에서는 입술만을 위한 성분 선택법과 습관 교정 팁을 정리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입술 보습 정보를 제공하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입술 습진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균열이 심한 경우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입술 피부가 유독 약한 구조적 이유
- 입술 점막 경계부
- 붉은 입술(vermilion)과 주변 피부의 경계 부위로, 피지선과 땀샘이 없어 자체 보습 능력이 거의 없는 구간
얼굴 피부의 각질층이 약 15-20층인 데 비해, 입술 점막 부위는 3-5층에 불과합니다. 모낭과 피지선도 없어서 피부가 스스로 기름막을 만들지 못하죠. 일상에서 이 차이는 “크림을 바른 지 30분도 안 돼서 다시 바싹 마르는 느낌”으로 나타납니다.
3-5층
입술 점막부 각질층 두께 (얼굴 피부는 15-20층)
아토피 피부는 이미 세라마이드가 부족한 상태인데, 입술은 여기에 피지선까지 없으니 이중으로 취약합니다. 겨울철 실내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입술 수분 증발 속도가 평소의 2배 이상으로 빨라진다는 것이 우리가 겨울마다 입술 갈라짐을 겪는 핵심 이유입니다. 겨울철 아토피 관리법에서 다룬 실내 습도 관리가 입술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됩니다.
립밤 핵심 성분 4가지 비교
- 밀폐성 보습제
- 피부 위에 기름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보습 방식. 바세린, 라놀린, 밀랍 등이 대표적
입술용 제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분을 가두는 밀폐력”입니다. 팔이나 다리에 바르는 보습제는 세라마이드 같은 장벽 성분이 핵심이지만, 피지선이 없는 입술에는 물리적으로 막을 씌우는 밀폐성 성분이 먼저 필요하죠.
| 성분 | 밀폐력 | 장벽 보충 | 자극 가능성 | 특징 |
|---|---|---|---|---|
| 바세린(페트롤라툼) | 최상 (수분 증발 98% 이상 차단) | 없음 | 매우 낮음 | 가장 검증된 밀폐제. 무향, 무자극 |
| 세라마이드 | 낮음 (단독 사용 시) | 높음 (장벽 지질 직접 보충) | 매우 낮음 | 장벽 회복에 기여하나 단독 밀폐력 부족 |
| 라놀린 | 높음 | 중간 (지방산 공급) | 양모 알레르기 시 주의 | 보습 지속력 우수하나 알레르기 확인 필요 |
| 밀랍(비즈왁스) | 중상 | 없음 | 낮음 | 천연 밀폐제. 바세린보다 가벼운 사용감 |
바세린은 5% 농도만으로도 경피수분손실량을 98% 이상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밀폐력이 압도적입니다. 다만 장벽을 직접 회복시키는 기능은 없으므로, 세라마이드 성분과 조합된 립밤이 밀폐와 장벽 보충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성분표에서 바세린(Petrolatum) 또는 밀랍(Beeswax)이 상위에 있으면서, 세라마이드(Ceramide NP 등)가 함께 포함된 제품이 입술 보습에 가장 균형 잡힌 조합입니다.
2021년 연구에서 합성 유사 세라마이드를 함유한 립밤이 밀폐 효과를 배제한 조건에서도 입술 거칠기를 개선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세라마이드가 단순히 막을 씌우는 것이 아니라, 입술 각질층의 지질 구조 자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는 근거가 됩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성분 3가지
아토피 입술에는 일반인 기준으로 “좋은 립밤”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 접촉 알레르기
- 특정 물질이 피부에 반복 접촉하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과민 반응. 입술처럼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서 더 쉽게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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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톨과 캄포: “시원한 느낌”을 주는 성분이지만, 이미 손상된 입술 점막에 화학적 자극을 줍니다. 바른 직후에는 편한 것 같지만 자극으로 인해 건조 순환이 반복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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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료와 정유(에센셜 오일): 라벤더, 페퍼민트 등 천연 정유도 접촉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천연 성분”이라는 표기에 안심하지 말고, 전성분에 Fragrance나 Parfum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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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실산: 각질 제거 목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아토피 입술에는 각질을 벗기는 것 자체가 장벽을 더 약하게 만듭니다.
보습제 핵심 성분 가이드에서 다룬 무첨가 원칙이 입술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오히려 입술은 각질층이 더 얇기 때문에 자극 성분에 대한 기준을 더 엄격하게 잡아야 합니다.
입술 핥기 습관, 왜 끊어야 하고 어떻게 끊나
입술이 건조하면 본능적으로 혀로 핥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흔한 습관이죠. 그런데 침의 소화 효소가 입술의 얇은 지질막을 분해하면서, 핥을수록 더 건조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
- 입술 핥기 피부염
- 반복적인 입술 핥기로 침의 소화 효소가 입술과 주변 피부의 지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 입술 주변에 붉은 띠 모양으로 나타남
- 인식시키기 – 아이가 입술을 핥는 순간을 지적하기보다, 거울 앞에서 함께 ‘입술 주변이 빨갛게 됐네’ 하고 관찰하게 합니다. 스스로 인식해야 행동이 바뀝니다.
- 대체 행동 제공하기 – 핥고 싶을 때 대신 립밤을 바르는 습관으로 전환합니다. 아이 가방에 소형 바세린 튜브를 넣어두면 학교에서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 취침 전 밀폐 보습하기 – 잠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핥는 것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취침 전 바세린을 두툼하게 발라 침이 직접 입술 피부에 닿지 않도록 물리적 장벽을 만들어주세요.
우리 가족 중 특히 아이가 입술을 자주 핥는다면, 습관 교정과 보습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습관만 고치려 하면 보습이 안 되고, 보습만 하면 핥기가 립밤을 지워버리거든요.
흔한 실수: “립밤을 자주 바르면 의존성이 생긴다”는 오해
립밤 의존성은 의학적으로 인정된 개념이 아닙니다. 자주 바를수록 나빠진다고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 멘톨이나 향료가 포함된 립밤의 자극이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무자극 바세린 기반 립밤을 하루 5-6회 바르는 것은 입술 핥기보다 확실히 낫습니다.
반면 정말 문제가 되는 실수는 따로 있습니다. 세라마이드 보습제 비교 글에서도 짚었듯이, 제품명만 보고 성분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예요. “보습 립밤”이라고 적혀 있어도 멘톨, 캄포, 향료가 상위 성분에 들어 있으면 아토피 입술에는 역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목욕 후 입술 보습, 놓치기 쉬운 타이밍
아토피 아이 목욕법에서 “목욕 후 3분 이내 보습”의 중요성을 다뤘는데, 이때 얼굴과 몸에만 보습제를 바르고 입술은 건너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욕 후 입술도 수분이 빠져나가는 상태이므로, 몸에 보습제를 바르는 동선에 입술 립밤 도포를 함께 포함시키세요.
- 목욕 직후 3분 이내 (몸 보습과 동시에)
- 외출 30분 전 (바람과 건조 공기에 대비)
- 취침 직전 (야간 밀폐 보습)
입술 관리의 핵심은 “막아주는 것”
입술은 피지선이 없어 스스로 보습하지 못하는 유일한 피부 부위이므로, 밀폐형 립밤으로 수분 증발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오늘 저녁 목욕 후 몸에 보습제를 바를 때, 무향 바세린 립밤 한 번을 입술에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참고문헌
- Abrouk M, Bhutani T, Garg A et al.. “Dupilumab in the Treatment of Cheilitis in Atopic Dermatitis Patients”.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 (2022).
- Shang J, Feng X, Liu Y, Chen Y, Gu Z. “Human lip vermilion: Physiology and age-related changes”.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24).
- Sethi A, Kaur T, Malhotra SK, Gambhir ML. “The Role of Moisturizers in Addressing Various Kinds of Dermatitis: A Review”. Indian Journal of Dermatology. (2016).
- Tamura E, Ishikawa J, Yasumori H, Yamamoto T. “The efficacy of synthetic pseudo-ceramide for dry and rough lips”. 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 (2021).
- Tiwari L, Saikia N, Mishra S. “Art of prevention: Practical interventions in lip-licking dermatitis”. International Journal of Women’s Dermatology. (2021).
보습제 선택이 고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