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 베이크아웃, 헛수고로 만드는 3가지 실수

이사 날짜는 잡혔는데 새 아파트 특유의 냄새가 아이 피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되시나요?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025년 신축 공동주택 345세대를 조사한 결과, 베이크아웃을 실내온도 33도 이상에서 실시한 세대는 톨루엔이 평균 47.4% 줄었지만 25도 조건에서 실시한 세대는 오히려 평균 6.5% 늘었습니다.

같은 이름의 같은 작업인데 결과가 정반대로 갈립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데리고 새집에 들어가는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준비가 바로 이 베이크아웃인데, 온도계를 꽂아 본 집은 드물어요. 보일러를 최대로 틀었으니 됐겠지 하고 창문을 열어 버립니다.

우리가 이 글에서 다루려는 건 “베이크아웃을 하세요”가 아닙니다. 이미 하기로 마음먹은 분들이 실제로는 헛수고가 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그 지점이 왜 하필 아토피가 있는 집에서 더 크게 벌어지는지를 순서대로 짚어 보려고 해요.

미리 말씀드리면 갈림길은 세 군데입니다. 첫째는 온도, 둘째는 환기 방식, 셋째는 시점이에요. 세 번째가 가장 자주 빠지는데 새 아파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그래요.

새 아파트가 아니어도 같은 물질이 나오는 이유

새 아파트 바닥재 접착 이음새 클로즈업
새 아파트 바닥재 접착 이음새 클로즈업

실내공기질 관리법 제11조는 오염물질 방출 건축자재의 사용 제한 대상을 “다중이용시설 또는 공동주택을 설치하는 자”로 정하면서 괄호 안에 “기존 시설 또는 주택의 개수 및 보수를 포함한다”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신축만 규제하는 조문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살던 아파트의 벽지를 새로 바르고 바닥을 갈아 끼우는 공사도 법의 눈으로 보면 같은 범주에 들어갑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
상온에서 쉽게 기체로 변해 공기 중에 섞이는 탄소 화합물을 통틀어 부르는 말. 톨루엔, 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이 여기에 속하고, 접착제나 페인트 같은 자재에서 나옵니다.

법이 이름을 콕 집어 방출기준을 걸어 둔 자재는 일곱 가지입니다. 접착제, 페인트, 실란트, 퍼티, 벽지, 바닥재, 표면가공 목질판상 제품이 그 목록이에요. 목록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감이 옵니다. 새 아파트를 지을 때만 쓰는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전부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는 집에서도 그대로 쓰는 것들입니다.

자재 폼알데하이드 톨루엔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접착제 0.02 이하 0.08 이하 2.0 이하
페인트 0.02 이하 0.08 이하 2.5 이하
벽지 0.02 이하 0.08 이하 4.0 이하
바닥재 0.02 이하 0.08 이하 4.0 이하
실란트 0.02 이하 0.08 이하 1.5 이하
퍼티 0.02 이하 0.08 이하 20.0 이하
표면가공 목질판상 제품 0.05 이하 0.08 이하 0.4 이하

단위는 제곱미터당 시간당 밀리그램이에요. 표에서 눈에 걸리는 줄은 맨 아래예요. 가구와 붙박이장의 몸통이 되는 표면가공 목질판상 제품만 폼알데하이드 기준이 0.05로, 벽지나 바닥재의 0.02보다 두 배 넘게 느슨합니다.

같은 법, 같은 표 안에서 자재끼리 기준이 갈리는 셈이죠. 목질판상 제품 기준은 2022년 1월부터 0.12에서 0.05로 강화된 값인데, 강화된 뒤에도 나머지 자재보다 2.5배 높은 자리에 있어요.

법이 방출기준을 정한 자재 일곱 가지는 모두 리모델링 현장에서도 그대로 쓰이며, 실내공기질 관리법 제11조는 주택의 개수와 보수를 규제 범위에 명시적으로 포함한다.

규모가 큰 공사에는 별도의 기준이 하나 더 붙습니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은 적용 대상을 500세대 이상 주택건설사업, 그리고 500세대 이상의 리모델링으로 정해 두었어요. 여기서도 리모델링이 신축과 나란히 적혀 있죠. 다만 그 아래 규모의 공사, 곧 우리가 각자 집에서 하는 부분 공사는 이 기준의 적용 범위 밖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무엇이 달라지느냐면, 새집증후군 대비를 “이사 갈 때만” 해야 하는 일정에서 “도배를 새로 할 때도” 해야 하는 일정으로 옮겨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 방 벽지만 갈았을 뿐인데 그날 밤부터 유난히 긁는다면, 우연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규제의 무게가 어디에 실려 있는지도 함께 봐 둘 만합니다. 자재 기준은 자재를 만들고 파는 쪽과 시공하는 쪽을 향해 있지, 그 집에 사는 사람을 향해 있지 않아요. 확인을 받은 자재만 쓰라는 의무는 시공자에게 걸리고, 결과를 감당하는 건 입주자입니다. 이 비대칭이 다음 문단부터 이어질 이야기의 배경이에요.

아토피가 있는 아이에게 새집 공기가 더 문제가 되는 이유

아이 방에 스며든 실내 유해물질 이미지
아이 방에 스며든 실내 유해물질 이미지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는 새집 증후군의 증상을 설명하면서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기존의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두드러기가 생깁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같은 문서는 증상의 개인차가 크며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더 심해진다는 점도 함께 밝혀 두었어요. 새집 공기가 모두에게 똑같이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폼알데하이드
자극성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로, 접착제와 방부제의 원료로 쓰입니다. 물에 잘 녹아 눈과 코, 목 점막에 먼저 반응이 나타납니다. 포름알데히드라고도 표기해요.

수치로 확인된 국내 연구도 있습니다. 김영민 등 연구진이 2021년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 Research에 실은 종단 관찰에서,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18세 미만 55명의 집에 실시간 측정기를 두고 2019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매일 증상을 기록했어요. 모인 자료는 4,789명-일 분량입니다.

79.2%
봄철 실내 폼알데하이드 10 ppb 상승 시 아토피피부염 증상 증가

여름에는 같은 조건에서 39.9% 증가했고, 6세부터 18세 사이 아이들에서 통계적으로 뚜렷했던 반면 6세 미만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이 논문 결론에 적어 둔 표현이 특히 눈에 띄는데, 허용 수준 안에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문장이에요.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말이 아무 일도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겁니다.

같은 연구는 실내 폼알데하이드 농도가 언제 더 높게 관찰되었는지도 함께 보고했습니다. 집 안에 흡연이 있을 때, 실내온도가 25.5도를 넘을 때, 상대습도가 60%를 넘을 때 농도가 유의하게 높았어요. 세 조건 모두 자재를 바꾸지 않고도 우리가 손댈 수 있는 항목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노출 경로를 몸 안에서 확인한 연구도 나와 있어요. 하은교 등 연구진이 2022년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한 조사에서 초등학교 1학년 149명의 소변에 든 휘발성유기화합물 대사산물을 측정했는데 톨루엔 대사산물이 검출된 아이에게서 아토피피부염이 동반될 교차비가 3.52로 나타났습니다. 신뢰구간은 1.34에서 8.94, p 값은 0.008이었어요.

이 조사에서 아이들의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설문 기준 30.2%였고, 소아과 전문의가 학교를 방문해 매긴 중증도 점수로는 23.8%가 증상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공기를 재는 대신 아이 몸에 남은 흔적을 재는 방식이라, 집과 학교와 이동 경로를 모두 합친 개인 노출을 본다는 점이 앞의 연구와 다릅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에게서 실내 폼알데하이드 농도와 증상 점수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으며, 그 연관은 권고기준을 밑도는 농도 구간에서도 관찰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집에서 바꿀 수 있는 건 노출 시간입니다. 아이가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방이 어디인지, 그 방의 마감재가 가장 최근에 언제 바뀌었는지를 대조해 보면 대책의 우선순위가 자연히 정해져요.

입주 전 공고된 측정 결과가 우리 집 값이 아닌 이유

같은 아파트 동 다른 실내 공기질 차이
같은 아파트 동 다른 실내 공기질 차이

신축 아파트 게시판에 붙는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는 단지 전체를 대표하는 값이 아니라 뽑힌 몇 세대의 값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고시인 실내공기질공정시험기준 ES 02130.h는 총 세대수가 100세대일 때 저층부, 중층부, 고층부에서 3개 세대를 기본으로 하고, 100세대가 늘 때마다 1세대씩 더해 최대 20세대까지 채취한다고 정해 두었어요.

이 규칙을 실제 단지 규모에 대입해 보면 그림이 분명해집니다. 1,000세대 단지라면 3에 9를 더해 12세대, 100세대 가운데 한 세대 남짓만 실제로 측정됩니다. 우리가 계약한 동과 층이 그 열두 곳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요. 공고문의 숫자는 참고 자료일 뿐 우리 집의 성적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결과만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2024년 2월 신설된 실내공기질 관리법 시행규칙 제6조는 입주예정자가 측정 과정에 직접 입회할 수 있는 절차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시공자는 측정 예정일 20일 전까지 측정 계획서를 입주예정자에게 서면으로 알리거나 입주자 모집 공고 또는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해요.

입회를 원하는 사람은 측정 예정일 10일 전까지 신청서를 내면 됩니다. 시공자는 신청 순서에 따라 입회자를 정하고 그 결과를 측정 예정일 5일 전까지 알려 줘야 하고요. 신청이 먼저인 사람이 앞선다는 뜻이라, 계획서 공고를 놓치지 않는 것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측정 결과 공고에도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시공자는 결과를 주민 입주 7일 전까지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에게 제출하고, 입주 7일 전부터 60일 동안 관리사무소 입구 게시판, 각 공동주택 출입문 게시판, 시공자 홈페이지에 붙여 두어야 해요. 60일이 지나면 내려도 되므로, 입주 초기에 사진으로 남겨 두지 않으면 나중에 찾기 어려워집니다.

권고기준
지키도록 권하는 목표치로, 넘겼다고 곧바로 처벌이나 개선명령이 따르지는 않는 기준.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는 유지기준과 성격이 다릅니다.

이 구분은 조문에서 곧바로 확인됩니다. 실내공기질 관리법 제10조는 개선명령을 다중이용시설이 유지기준에 맞지 않게 관리되는 경우로 한정해 두었어요. 신축 공동주택 쪽 조문에는 같은 장치가 없습니다. 이름이 권고인 데는 이유가 있는 셈이죠.

측정 조건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고시는 모든 개구부와 실내 출입문, 수납가구의 문까지 열어 30분 이상 환기한 다음, 바깥과 통하는 문과 창을 5시간 이상 닫아 두고 시료를 채취하도록 규정해요. 실내온도는 20도 이상을 유지하고, 채취는 대체로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숨 쉬는 상태가 아니라 일부러 가둔 상태에서 재는 값입니다.

구분 적용 대상 폼알데하이드 기준 측정 상태
신축 공동주택 권고기준 입주 전 신축 아파트 21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5시간 이상 밀폐 후 채취
다중이용시설 유지기준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의료기관 8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시설 운영 중 채취
다중이용시설 유지기준 지하역사, 영화상영관, 전시시설 10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시설 운영 중 채취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신축 아파트 쪽이 어린이집보다 2.6배 높지만, 측정 상태가 다르니 그대로 빼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앞의 연구와 이어 붙이면 감이 잡혀요. 폼알데하이드는 25도 1기압에서 1 ppb가 약 1.23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에 해당하므로 권고기준 210은 약 171 ppb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앞서 본 연구에서 아이들 집의 평균 농도는 13.6 ppb, 곧 17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언저리였어요.

ℹ️ 참고 — 두 기준을 섞어 읽지 않기
신축 공동주택 권고기준과 다중이용시설 유지기준은 대상도 다르고 측정 상태도 다릅니다.
권고기준은 밀폐 조건에서 잰 값이라 실제 거주 중 농도보다 높게 나오는 쪽으로 설계되어 있고,
유지기준은 시설이 돌아가는 중에 재는 값이에요.
어느 한쪽 숫자를 다른 쪽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면 안심도 걱정도 방향이 어긋납니다.

실내공기질공정시험기준은 1,000세대 단지에서 12세대만 측정하도록 정하고 있어, 게시판의 공고값은 단지 전체가 아니라 뽑힌 세대의 값이다.

정리하면 권고기준선은 일반 가정의 평균보다 열 배가 훨씬 넘는 지점에 그어져 있고, 증상과의 연관이 보고된 구간은 그보다 한참 아래였습니다. 기준을 통과했다는 안내문 한 장으로 우리 집 공기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예요.

첫째 실수, 온도를 안 올리고 시간만 채우는 것

낮은 실내온도 베이크아웃 실수 장면
낮은 실내온도 베이크아웃 실수 장면

베이크아웃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는 시간이 아니라 온도입니다.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 50개 단지 345세대의 신축 공동주택을 검사하고, 권고기준을 넘긴 세대에 시공사가 베이크아웃을 시행하도록 한 뒤 다시 측정해 저감 정도를 분석했어요. 실내온도 33도 이상에서 시행한 세대는 톨루엔이 평균 47.4% 줄었는데 25도 조건에서는 평균 6.5% 늘었습니다.

베이크아웃
실내 온도를 높여 자재에서 나오는 물질의 배출을 짧은 기간에 몰아서 늘린 다음, 환기로 밖에 내보내는 방법. 국토교통부 고시가 절차를 정해 두고 있습니다.

왜 온도가 이 정도로 갈림길이 되는지는 물질의 성질에서 나옵니다. 이 화합물들은 상온에서 이미 기체로 존재하지만 온도가 오를수록 자재 안쪽에 붙잡혀 있던 몫까지 공기 중으로 나오는 양이 늘어요. 온도를 충분히 못 올리면 자재 깊숙한 몫이 그대로 남아 입주한 뒤에도 계속 조금씩 나옵니다. 연구원이 짚은 대로 미지근한 베이크아웃은 문제를 없애는 게 아니라 뒤로 미루는 셈이죠.

이 조사의 조건도 함께 밝혀 둘게요. 연구원은 345세대를 검사한 뒤 권고기준을 넘긴 세대에 한해 시공사가 베이크아웃을 시행하도록 하고 재검사했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저감률은 처음부터 농도가 높았던 세대에서 나온 값이에요. 이미 기준을 밑돌던 집에서 같은 폭이 나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온도에 따라 방향이 갈렸다는 부분은 농도 수준과 별개로 읽힙니다. 33도에서 줄고 25도에서 늘었다는 건 폭의 문제가 아니라 부호의 문제거든요. 우리가 기억할 지점은 저감률 47.4%라는 숫자가 아니라, 온도를 못 올리면 방향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은 별표 2에 절차를 조문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1. 바깥과 통하는 개구부를 모두 닫습니다 – 문, 창문, 환기구를 남김없이 닫아 실내 공기가 새어 나가지 않게 합니다.
  2. 수납가구의 문과 서랍을 모두 엽니다 – 붙박이장, 신발장, 주방가구의 문과 서랍을 열고, 가구에 씌워진 종이나 비닐 포장재는 벗깁니다.
  3. 실내온도를 33도에서 38도 사이로 올려 8시간 유지합니다 – 고시가 정한 온도 구간입니다. 온도계로 실제 실내온도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 문과 창문을 모두 열고 2시간 환기합니다 – 가열 단계에서 공기 중으로 나온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는 단계입니다.
  5. 가열과 환기를 3회 이상 반복합니다 – 고시는 최소 3회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 실내온도 33도 이상 조건의 톨루엔 저감률은 평균 47.4%였던 반면, 25도 조건에서는 평균 6.5% 증가로 나타났다.

⚠️ 주의 — 미지근한 베이크아웃이 만드는 역효과
같은 조사에서 난방과 환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세대는, 충분한 시간 동안 실시한 세대보다
톨루엔 농도가 약 1.7배 높게 나타났어요.
온도와 시간을 절반만 채운 베이크아웃은 절반의 효과가 아니라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난방 성능이 33도까지 오르지 않는 계절이나 구조라면, 무리해서 진행하기보다 다음 항목의 환기 쪽에
무게를 싣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까지가 첫째 실수입니다. 8시간이라는 숫자만 기억하고 온도계를 안 보는 것, 이 하나로 나머지 준비가 전부 무의미해질 수 있어요.

둘째 실수, 창문만 열고 끝내는 환기

창문만 열어 환기하는 새 아파트 모습
창문만 열어 환기하는 새 아파트 모습

환기는 창문을 열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공기가 지나갈 길을 몇 개 냈는지의 문제입니다. 같은 서울시 조사에서 창문만 열어 환기했을 때 톨루엔은 46.4% 줄었지만 환기장치를 함께 돌린 경우 71.4%, 현관문까지 열어 맞바람을 만든 경우 78.0%까지 저감률이 올라갔어요.

환기 방법 톨루엔 저감률 덧붙는 조건
창문만 개방 46.4% 한쪽 면으로만 공기가 드나듭니다
창문 개방 + 환기장치 가동 71.4% 세대 환기설비를 함께 돌립니다
창문과 현관문 개방 78.0% 맞통풍으로 공기 이동 경로가 생깁니다

31.6%포인트 차이가 문 하나를 더 여느냐에서 갈립니다. 아파트는 한쪽 면에만 창이 몰린 구조가 많아서, 창만 열면 공기가 들어왔다 그 자리에서 되돌아 나가요. 현관문을 열어 반대편 통로를 만들어 주면 그제야 실내 공기가 밀려 나갑니다.

실행 난이도로 보면 이 항목이 가장 쉽습니다. 아이가 없는 낮 시간에 현관문을 잠깐 고정해 두는 것만으로 조건이 달라지니까요. 다만 이삿짐이 들어오기 전 빈집 상태에서가 아니면 방범 문제가 생기니, 일정상 입주 전 회차에 몰아 두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온도를 못 올리는 상황이라면 아예 다른 선택지도 있습니다.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은 베이크 아웃과 나란히 플러쉬 아웃을 인정하는데 이쪽은 가열 없이 바깥 공기를 대량으로 밀어 넣어 오염원을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에요. 고시가 정한 양은 세대별 실내 면적 1제곱미터당 400세제곱미터 이상의 신선한 외기입니다.

플러쉬 아웃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같은 고시는 시행 시 실내온도를 섭씨 16도 이상, 상대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비나 눈이 올 때는 실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요. 주방 레인지후드와 화장실 배기팬도 쓸 수 있지만, 이 경우 정격 배기 용량의 절반만 환기량으로 인정합니다. 가정에서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려운 규모지만 방향은 분명해요. 온도가 안 되면 공기의 양과 시간으로 메운다는 겁니다.

라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같은 조사는 라돈의 경우 베이크아웃보다 환기설비 가동이 더 유효했다고 밝히면서 환기장치를 돌린 경우 돌리지 않았을 때보다 실내 라돈 농도가 약 55%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적었어요. 라돈은 자재뿐 아니라 토양과 암반에서도 계속 생기기 때문에, 한 번 몰아서 빼내는 방식이 잘 맞지 않습니다.

같은 세대에서도 환기 경로를 몇 개 확보했는지에 따라 톨루엔 저감률은 46.4%에서 78.0%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우리 집 일정표에는 베이크아웃 회차마다 “현관문 개방”과 “환기장치 가동” 두 줄을 따로 적어 두는 편이 좋아요. 창문 여는 건 대개 잊지 않는데, 이 두 가지는 매번 빠지거든요. 여름철 습도가 높은 날의 환기 판단은 장마철 실내 습도가 70%를 넘길 때 생기는 일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셋째 실수, 가구와 커튼이 들어오기 전에 끝내는 것

가구 입주 전 베이크아웃 마무리 실수
가구 입주 전 베이크아웃 마무리 실수

시공사가 하는 베이크아웃은 우리 집 가구가 들어오기 전에 끝납니다.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별표 2 제1호는 시공자가 실내 내장재와 붙박이 가구류를 설치한 뒤부터 사용검사 신청 전까지 플러쉬 아웃 또는 베이크 아웃을 실시하도록 정해 두었어요. 사용검사 신청 시점이면 우리가 산 침대도 소파도 커튼도 아직 그 집에 없습니다.

고시가 이 공백을 모르고 지나친 것도 아닙니다. 바로 다음 항목에 이런 문장이 붙어 있어요. 입주자가 신축 공동주택에 새로 입주할 경우 새 가구, 카펫, 커튼 등을 설치한 뒤에도 플러쉬 아웃이나 베이크 아웃을 실시할 수 있도록 설명된 입주자용 설명서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부 기준 스스로가 한 번 더 하라고 적어 둔 셈이죠.

1단계 내장재와 붙박이 가구 시공
벽지, 바닥재, 접착제, 붙박이장이 이 시점에 들어갑니다.
2단계 시공사 베이크아웃 또는 플러쉬 아웃
사용검사 신청 전까지 시공자가 실시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 입주 전 실내공기질 측정과 공고
선정된 세대만 측정하고, 결과를 입주 7일 전까지 게시합니다.
4단계 이삿짐과 새 가구, 커튼, 카펫 반입
여기서 새로운 발생원이 집 안에 들어옵니다. 앞선 단계는 이 물건들을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5단계 입주자가 다시 실시하는 베이크아웃
고시가 입주자용 설명서로 안내하도록 정해 둔 단계입니다.

법정 측정 절차를 다시 떠올려 보면 근거가 하나 더 보입니다. 앞서 본 시료채취 조건은 30분 환기와 5시간 밀폐 내내 수납가구의 문을 열어 두라고 규정해요. 가구 안쪽 공기까지 실내 공기의 일부로 계산에 넣겠다는 설계입니다.

측정 규칙이 이미 가구를 발생원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정작 그 측정이 끝난 뒤에 우리가 새 가구를 들이는 순서가 되는 겁니다. 순서가 이렇게 짜인 이상, 마지막 한 회차는 사는 사람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어요.

붙박이 가구에는 기준이 있습니다. 같은 고시 별표 5는 입주 전 설치하는 주방가구, 침실과 드레스룸 붙박이장, 현관 수납가구에 대해 대형챔버법 기준으로 7일 후 폼알데하이드 방출량 0.03 밀리그램/세제곱미터 이하를 요구해요. 다만 이 요구는 500세대 이상 사업에 적용되는 건강친화형 주택 기준이고, 우리가 나중에 매장에서 사 오는 가구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 고시는 입주자가 새 가구, 카펫, 커튼을 설치한 뒤에도 다시 실시할 수 있도록 시공자가 입주자용 설명서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로 놓치기 쉬운 순서가 있어요. 입주 청소를 마치고 가구 배치까지 끝낸 다음 며칠 뒤 아이가 유난히 긁기 시작하는데 그때는 이미 베이크아웃을 끝냈다고 생각해 원인을 다른 데서 찾게 됩니다. 새 커튼과 새 매트리스가 들어온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면 나중에 대조할 기록이 남아요. 침구와 커튼 소재 자체가 자극이 되는 경우는 면만 고집하면 오히려 나빠지는 옷 소재 이야기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물질마다 빠지는 속도가 달라서 생기는 착각

유해물질별 다른 휘발 속도 비유 이미지
유해물질별 다른 휘발 속도 비유 이미지

베이크아웃은 모든 물질에 똑같이 듣지 않아요. 서울시 조사에서 나온 평균 저감률을 물질별로 늘어놓으면 스티렌 91.6%, 자일렌 84.9%, 에틸벤젠 67.7%, 톨루엔 55.4%, 폼알데하이드 34.7% 순이었어요. 가장 잘 빠지는 물질과 가장 덜 빠지는 물질 사이가 57%포인트 가까이 벌어집니다.

물질 평균 저감률 신축 공동주택 권고기준
스티렌 91.6% 30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하
자일렌 84.9% 70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하
에틸벤젠 67.7% 36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하
톨루엔 55.4% 1,00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하
폼알데하이드 34.7% 210 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하

문제는 순서가 하필 뒤집혀 있다는 점이에요.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증상과 연관이 보고된 물질이 폼알데하이드인데, 그 폼알데하이드가 목록에서 가장 덜 빠집니다.

냄새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착각하기 쉬운 것도 이 대목입니다. 새집 특유의 냄새를 주로 만드는 쪽은 톨루엔이나 자일렌 계열이라, 냄새가 옅어졌다고 폼알데하이드까지 같은 비율로 줄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코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딱 거기까지입니다.

한 가지 짚어 둘 한계가 있어요. 이 저감률은 모두 신축 공동주택에서 나온 값입니다. 도배와 장판만 새로 한 집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공개 자료는 우리가 찾지 못했어요. 자재 목록이 겹친다는 점에서 방향은 같으리라 보지만, 폭까지 같다고 옮겨 적을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도 폼알데하이드를 함유한 건축 자재를 쓴 경우 수년 동안 실내로 방출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짧게 몰아서 빼내는 방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같은 문서는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새집보다 지은 지 3년 이상 된 집을 고르는 편이 도움이 된다는 안내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서울시 조사에서 폼알데하이드의 평균 저감률은 34.7%로, 스티렌의 91.6%와 비교해 가장 낮은 값을 기록했다.

앞서 본 연구가 하나 더 알려 주는 게 있어요. 실내온도가 25.5도를 넘거나 상대습도가 60%를 넘을 때 실내 폼알데하이드 농도가 더 높게 관찰되었다는 결과입니다. 베이크아웃이 끝난 뒤에도 여름철 실내 온습도 관리가 남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로 공기청정기의 필터 등급은 공기 중 입자를 거르는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라 기체 상태 물질과는 별개의 이야기인데, 그 등급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필터 등급 한 단계 차이가 부르는 결과에서 따로 다뤘어요.

오늘 저녁에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가장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온도계와 습도계를 아이 방에 하나 두는 것입니다. 베이크아웃을 할 계획이라면 33도에 실제로 도달하는지 확인할 도구가 필요하고, 이미 입주한 뒤라면 25.5도와 60%라는 두 숫자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환기 시점을 정할 수 있어요. 만 원 남짓이면 되는 준비물입니다.

보일러 온도 설정값과 방 안 실제 온도는 생각보다 크게 어긋납니다. 설정 33도를 맞춰 놓아도 바닥에서 먼 쪽 방은 몇 도씩 낮게 유지되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온도계 하나로 확인되는 건 우리 집 난방이 이 작업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고, 감당이 안 된다면 환기 쪽 비중을 늘리는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을 읽기 전이라면, 새집증후군 대비는 이사 전 주말에 보일러를 세게 틀고 창문을 열어 두는 일회성 행사에 가까웠을 겁니다. 시공사가 측정해 붙인 공고문을 보고 기준 이하라는 문장에 안심했을 테고요.

온도계 한 개는 33도 도달 여부와 25.5도 초과 여부를 동시에 확인해 주는 도구로, 베이크아웃 전후 모두에 쓰인다.

읽고 난 뒤라면 세 지점이 달라집니다. 첫째, 온도계로 33도를 확인하고 3회 반복까지 일정에 넣게 돼요. 둘째, 창문만이 아니라 현관문과 환기장치를 함께 여는 것으로 환기의 정의가 바뀝니다. 셋째, 새 가구와 커튼이 들어온 다음에 한 번 더 하는 회차가 일정표에 추가되죠. 도배만 새로 한 집도 같은 목록을 적용 대상으로 보게 되고요.

⚠️ 주의 — 참고 사항
이 글은 실내공기 관련 법령과 공개된 조사 자료를 정리한 일반 정보를 제공하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새집으로 이사한 뒤 아이의 피부나 호흡기 증상이 달라졌다면 원인을 스스로 단정하기보다,
증상 변화가 시작된 날짜와 그 무렵 집에서 바뀐 것을 함께 적어 전문의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관리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기후에너지환경부. “실내공기질 관리법 제11조 오염물질 방출 건축자재의 사용제한 등”.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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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기후에너지환경부. “실내공기질 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2 실내공기질 유지기준, 개정 2024. 12. 23.”. 국가법령정보센터.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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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국립환경과학원. “실내공기질공정시험기준 ES 02130.h 실내공기 오염물질 시료채취 및 평가방법, 고시 제2025-46호”.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2025).
  6. 국토교통부.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별표 2 플러쉬 아웃 및 베이크 아웃 시행기준, 별표 5 친환경 생활제품의 적용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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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Kim YM, Kim J, Ha SC, Ahn K. “Harmful Effect of Indoor Formaldehyde on Atopic Dermatitis in Children: A Longitudinal Study”.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 Research 13(3):468-478. (2021).
  9. Ha EK, Kim JH, Park D, Lee E, Lee SW, Jee HM, Shin YH, Han MY. “Personal Exposure to Total VOC Is Associated With Symptoms of Atopic Dermatitis in Schoolchildren”.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37(8):e63. (2022).
  10. 서울아산병원. “새집 증후군 질환백과”. 의료정보 건강정보.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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