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와 프로바이오틱스: 장-피부 연결고리와 균주 선택법

아토피 관리를 위해 유산균을 먹어볼까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마트 진열대에서 “장 건강”이라고 적힌 프로바이오틱스를 집어 들었다가, 균주 이름이 너무 복잡해서 다시 내려놓은 경험은요?

아토피 프로바이오틱스에 관한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장내 미생물 환경과 피부 상태 사이에는 과학적으로 확인된 연결 경로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 우리는 그 경로의 원리를 이해하고, 연구에서 실제로 검증된 균주가 무엇인지, 제품을 고를 때 어디를 봐야 하는지까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의 | 참고 사항

이 글은 일반적인 영양 정보를 제공하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식단은 다를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건강 문제는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장-피부 축이란: 장내 미생물이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은 혈류를 타고 피부 면역 반응에 직접 관여합니다. 이 개념을 과학에서는 “장-피부 축”이라 부릅니다.

장-피부 축(Gut-Skin Axis)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피부 면역 체계가 대사산물과 면역 신호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양방향 소통 경로

우리 몸에서 이 경로가 작동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장내 유익균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면 단쇄지방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죠. 이 단쇄지방산, 특히 뷰티레이트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단쇄지방산(SCFA)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발효할 때 생성하는 아세테이트, 프로피오네이트, 뷰티레이트 등의 대사산물로, 면역 조절과 장벽 기능 유지에 관여

뷰티레이트는 조절 T세포(Treg)의 분화를 촉진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뿐 아니라 표피 세포의 분화를 도와 피부 장벽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데도 기여하죠. 쉽게 말해, 장에서 유익균이 잘 일하면 피부가 외부 자극에 덜 민감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74%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군 아토피 발생 위험 감소

반대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토피 환자의 분변에서는 단쇄지방산 농도가 낮고, Lachnospiraceae 같은 뷰티레이트 생산균이 줄어있다는 보고가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장이 보내는 면역 신호가 약해지면, 피부에서 과잉 반응이 일어날 여지가 커지는 셈이에요.

아토피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어디까지 왔나

이 분야의 출발점은 2001년 핀란드에서 발표된 Kalliomaki 연구입니다. 아토피 가족력이 있는 임산부에게 Lactobacillus rhamnosus GG(LGG)를 출산 전후로 섭취하게 한 결과, 영유아의 아토피 발생률이 위약군 46%에서 2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내용이었죠. 이 연구가 프로바이오틱스-아토피 연구의 물꼬를 텄습니다.

그로부터 20년 넘게 수백 편의 후속 연구가 쌓였고,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집니다.

RR 0.74프로바이오틱스군 아토피 발생 상대위험도
-4.52점SCORAD 점수 평균 감소폭 (위약 대비)
100억 CFU아토피 관련 임상시험 중앙 투여량/일

다만,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유산균이 동일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Lactobacillus 계열은 SCORAD 점수 감소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인 반면, Bifidobacterium 단독 사용은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또한 경증보다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에서 효과가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참고 | SCORAD 점수란

피부과에서 아토피 중증도를 평가하는 국제 표준 지표입니다. 피부 병변 범위, 심한 정도, 가려움/수면 방해 등을 종합해 0-103점으로 산출하며, 점수가 낮을수록 증상이 경미합니다.

연구가 쌓이면서 한 가지 분명해진 사실이 있어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균주 특이적”**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Lactobacillus rhamnosus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GG 균주와 HN001 균주는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제품 선택에서 “유산균”이라는 큰 이름보다 균주 코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연구에서 검증된 주요 균주와 특징

그렇다면 어떤 균주가 실제 임상시험에서 아토피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을까요. 연구 규모와 반복 검증 여부를 기준으로 주요 균주를 정리했습니다.

Lactobacillus rhamnosus GG(LGG)

아토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입니다. Kalliomaki의 2001년 연구 이후 4년 추적 관찰에서도 예방 효과가 유지되었고, 이후 여러 국가에서 재현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반면, Gruber 등의 2007년 독일 연구에서는 LGG 단독 투여로 경증 아토피에서 유의미한 SCORAD 감소를 확인하지 못했어요. 지역, 식습관, 대상 연령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LGG가 만능은 아니지만, 가장 넓은 근거 기반을 가진 균주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Lactobacillus paracasei

L. paracasei는 면역 조절 경로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특히 열처리된 사균체 형태로도 연구가 진행된 균주입니다. 다만, 12주 영유아 습진 연구에서는 위약군과 비교해 SCORAD 감소 폭에 통계적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결과도 있어서, 단독 사용보다 복합 균주 조합에서 더 자주 활용되는 편이에요.

Bifidobacterium breve / B. lactis

Bifidobacterium 계열은 단독 사용 시 아토피 SCORAD 개선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L. salivarius LS01과 B. breve BR03를 함께 사용한 성인 아토피 연구에서 SCORAD가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이 결과는 단일 균주보다 복합 균주 조합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해요. 우리 장에는 수백 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니, 한 종만 추가하는 것보다 여러 종이 함께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접근이겠죠.

균주별 연구 현황 비교

균주 주요 연구 대상 단독 효과 근거 복합 사용 시
L. rhamnosus GG 영유아 예방 + 경증-중등도 다수 RCT에서 확인 복합 사용 시에도 핵심 균주
L. paracasei 영유아-성인 단독 결과 혼재 복합 조합에서 보완적 역할
B. breve BR03 성인 아토피 단독 근거 제한적 LS01과 병용 시 SCORAD 개선
B. lactis 영유아 습진 단독 유의차 미확인 Lactobacillus 보조로 활용
팁 | 복합 균주가 유리한 이유

2025년 우산형 메타분석에 따르면, Lactobacillus 중심의 다균주 조합이 단일 Bifidobacterium이나 프리바이오틱스 단독보다 SCORAD/EASI 감소에서 더 일관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선택 시 확인해야 할 4가지

연구 결과를 실제 구매로 연결하려면, 제품 라벨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균주 이름만 보고 결정하기엔 확인할 게 더 있어요.

  1. 균주 코드까지 표기되어 있는가 – “유산균” 또는 “락토바실러스”만 적혀 있으면 부족합니다. L. rhamnosus GG, B. breve BR03처럼 종명 뒤에 균주 코드가 명시된 제품을 선택하세요. 같은 종이라도 균주에 따라 특성이 전혀 다릅니다.
  2. 보장 균수(CFU)와 시점 확인 – 아토피 관련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투여량의 중앙값은 1일 100억 CFU입니다. 제조 시점이 아닌 유통기한까지 보장하는 균수를 확인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생균수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3. 부형제와 알레르기 유발 성분 점검 – 아토피 환자는 식품 알레르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유, 대두, 밀 등 알레르기 유발 원료가 포함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00 프리” 표기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4. 건강기능식품 인증 여부 –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은 제조 기준과 품질 관리가 검증된 것입니다. 수입 제품의 경우 해당 국가 인증(예: USP, NSF)을 확인하면 품질 기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도 있어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중 “아토피 개선”을 직접 광고하는 제품이 있다면 오히려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국내법상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치료나 예방 효능을 표방할 수 없으며, 정식 기능성 표시는 “장내 유익균 증식”, “배변 활동 원활” 등으로 제한됩니다.

CFU(Colony Forming Units)
생균 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1 CFU는 배양 시 하나의 군집을 형성할 수 있는 살아있는 미생물 1개체를 의미

섭취 시 주의점과 현실적 기대치

프로바이오틱스가 아토피 관리의 보조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쌓이고 있지만,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가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솔직하게 정리해볼게요.

프로바이오틱스는 아토피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 “관리 도구 중 하나”입니다. 메타분석에서 보고된 SCORAD 감소폭은 위약 대비 평균 4-7점 수준이에요. 103점 만점 기준에서 이 정도면 “살짝 나아졌다”에 가깝지, “극적으로 좋아졌다”는 아닙니다.

4-7점
위약 대비 평균 SCORAD 감소폭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건, 이 감소폭이 보습제와 환경 관리를 병행했을 때 체감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가려움으로 잠을 설치는 횟수가 주 5회에서 3회로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은 달라지니까요.

섭취 기간에 대한 현실적 가이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한 기간은 대부분 8-12주입니다. 1-2주 만에 피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최소 2개월은 꾸준히 지속해야 변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요.

주의 | 이런 경우는 전문의 상담이 우선입니다

피부가 갈라지거나 진물이 나는 중증 아토피, 광범위한 감염 징후가 보이는 경우, 스테로이드 등 처방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자가 판단으로 시작하기보다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영유아의 경우 특히 소아과 전문의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흔한 실수: 이것만은 피해주세요

프로바이오틱스를 시작한 분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 하나를 공유합니다. “유산균을 먹기 시작했으니 보습은 좀 소홀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에요. 장-피부 축은 아토피 관리의 한 축일 뿐, 피부 장벽을 직접 보호하는 보습제의 역할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면서 보습 루틴을 유지하는 것과, 유산균만 믿고 보습을 줄이는 건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또 하나,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을 상온에 방치하는 실수도 잦아요. 생균은 온도에 민감하므로 제품 보관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코팅 기술이 적용된 상온 보관 제품도 있지만, 고온 다습한 환경은 어느 쪽이든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 오늘부터 달라지는 한 가지

프로바이오틱스는 아토피 관리의 보조 도구로서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으며, 핵심은 “아무 유산균”이 아니라 연구 데이터가 있는 특정 균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살펴볼 때, 라벨 뒷면에서 균주 코드 한 줄만 확인해보세요. “Lactobacillus rhamnosus GG”처럼 종명과 균주 코드가 함께 적혀 있는지, 보장 균수는 얼마인지. 이 두 가지만 체크하는 습관이 생기면, 마케팅 문구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가족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O’Neill CA, Monteleone G, McLaughlin JT, Paus R. “The gut-skin axis in health and disease: A paradigm with therapeutic implications”. BioEssay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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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an-Lim CSN, Esteban-Ipac NAR. “The Role of Probiotics in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Atopic Dermatitis in Children: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Pediatric Drug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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